IT,정보통신

아이나비 일방적 업그레이드 중단

Kenn. 2010. 1. 2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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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중지되는 모델>

네비게이션 지도를 공급하는 아이나비가 구형 단말기(타 제조사 판매)에 제공되는 지도 데이타의 업그레이드를 중단한다고 지난해말 발표했다. 올해초에는 구형 단말기를 아이나비에서 직접 판매하는 신형 단말기로 보상판매까지 실시했다.

다시 설명하면 예전에 지도만 팔고 다른 하드웨어 업체가 제조, 판매했던 네이게이션의 업데이트를 중단했고 아이나비가 직접 제조, 판매하는 제품으로 보상판매 한다는 것이다.

예전 단말기를 샀던 구매자들은 지도데이타 공급사로 튼튼한 아이나비를 믿고 꾸준한 맵업데이트를 생각해서 구입했을 것이다. 업그레이드 중단에 대해 구형 사용자들은 아이나비에 항의할 길은 없다. 사용자들은 하드웨어 제조사에게 구입했을 뿐이고 하드웨어 제조사는 아이나비와 지도 공급계약을 맺었을 뿐이니까. 지도 공급계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아이나비는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를 한게 아니어서 법적 책임 등은 없고 도의적인 미안함 정도만?

업데이트 중단에 따른 욕은 단말기 제조사가 먹는거고 아이나비는 그 사용자들에게 자신들이 직접 제조한 단말기를 팔아먹는거다. 보상판매 가격을 보니 그 가격이면 보상판매 아니어도 최근 베스트셀러인 파인드라이브 IQ시리즈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아이나비의 업그레이드 중단 이유를 보니 지도에 포함되는 데이타가 많아져서 구형 단말기에는 다 수용하기 어렵고 어쩌고 저쩌고...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이유다. 나는 인터넷에서 1년에 수천억원씩 결제되는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기획,개발,운영을 담당하는 부문의 책임자고 개발자로 시작해서 20년이나 일을 한 사람이다. 데이타를 어떻게 가공하고 부가정보의 중요성에 따라 등급표시를 붙여서 일정 등급까지의 데이타만 포함되게 관리하고 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안다는 얘기다.

구형 단말기 사용자들이 최근 네비에 비교해 자신들이 사용하는 제품의 데이타 저장공간이 훨씬 적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네비 구입자들은 구입시점으로부터 검색기능이나 다양한 부가기능이 추가되는 것을 더 많이 바라지 않는다. 구입시점에 제공되는 기능을 보고 산 것이지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구입하지 않으며 다만 버그만 수정되고 지도정보만 바뀌는대로 업데이트 되면 더 바라는게 없을 것이다.

지도 데이타에는 여러가지 부가데이타 들이 추가될 수 있지만 얼마든지 부가데이타들은 배제하고 순수 지도데이타만으로 구형단말기 용량에 맞게 만들 수 있다. 전화번호 검색 지원 안되도 상관없고 요즘 제공되는 건물내의 정보도 넣지 않으면 그만이다. 차선 정보 없어도 뚫리는 도로와 없어지는 도로만 제대로 표시되면 되는 것이다.

부가정보를 빼는 것이 어려워서 적은 용량의 맵데이타를 만들기 어렵다? 그정도도 못하면 아이나비의 맵데이타 가공하는 기술진은 짐싸서 집으로 보낼 일이다.

아이나비의 업그레이드 중단은 그저 돈을 더 벌고 싶을 뿐인 것이다. 구형 단말기 사용자들에게 자기들이 직접 파는 신형 단말기를 팔고 싶은 것 뿐이고 상술일 뿐이다. 맵을 한번씩 업데이트 할때마다 여러 기종에 따라 변환작업이 필요하기는 할텐데 기종이 줄면 뭐 그 변환시간이나 관리를 위한 수고를 좀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수많은 초기 사용자들을 버릴 만큼의 가치있는 일은 아니다.

난 지금 아이나비를 쓰지 않는다. 쓰지도 않는 네비가 업데이트를 하던 말던 상관없지만 치졸한 기업의 속성을 보고 있자니 화가 나서 글을 적는다.

얼마전 현재 쓰고 있는 네비의 기대 이상의 업그레이드, 기능추가에 감탄을 하고 올린 글이 있다. 아이나비 같은 기업의 속성이면 절대 기능추가 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왜? 이전 모델 판매하면서 향후 나오는 모델에 탑재되는 좋은 기능을 추가해준다거나 하는 말을 전혀 한적이 없다. 기능 추가해주지 않아도 사용자들이 뭐라고 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업그레이드 공지가 나오기 전까지도 전혀 예고도 하지 않았다. 아마 기능추가가 안됐으면 후속모델에 제공되는 기능때문에 멀쩡한 제품을 바꾸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그 회사는 프로그램을 한 종류로만 공급하고 싶고 이전 모델 사용자용으로 추가된 기능을 빼는게 귀찮아서 그냥 제공했을까?

물론 모르는 일이다. 나중에 회사가 어려워져서 한 두명의 인건비도 아깝고 그 정도의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몇년이 지난 후 일방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중단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어느 한 회사는 자신들을 성장시켜준 조강지처를 버렸고 어떤 회사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후속모델에서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을 이전 모델 사용자에게도 제공하는 너무나 비교되는 형태를 보니 기업의 사회적 윤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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